FSTwebzine

July 2017

E.S.CEarly Smater Club

"도심 한복판에 출현한 스몸비! 혹시 내가 ?"

미국에서 길을 가던 60대 여성이 2미터 깊이의 맨홀 속으로 추락했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된 이 여성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은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혈당 체크를 위해 스마트폰을 보느라 맨홀 뚜껑이 열려 있던 것을 미처 알지 못 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들 대부분이 이와 유사한 일을 거의 매일같이 겪고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 계단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혹은 자전거를 타던 중에 스마트폰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사람과의 충돌을 가까스로 피하는 일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경험한다. 우리나라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독일, 호주, 네덜란드 등 세계 곳곳에는 지금 이런 스몸비(Smombie)들이 출몰하고 있다.

<이미지제공 : 셔터스톡>

랜섬웨어(Ransomware)라는 용어가 전세계 보안 분야의 화두라면 '스몸비'라는 용어는 전세계 일상생활의 화두가 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스몸비(Smombie)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넋을 놓고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영화 속 좀비를 닮았다 해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특히 걸어 다니면서 게임을 해야 하는 포켓몬고(Pokémon Go)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스몸비족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0만 명이 스마트폰 중독?

우리나라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이미 지난해부터 스몸비 현상이 사회 문제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CNN은 우리나라의 스몸비 현상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00만 명 정도가 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이며, 600만 명이 잠재적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사람 다섯 중에 한 명은 스몸비-족일 확률이 크다는 얘기다. 스몸비가 사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스마트폰에 시선을 집중하면 사고가 날 확률이 일반인보다 70% 이상 높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바라보면 시야폭이 56% 감소하고 인지거리가 5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것은 물론 자동차나 사물과의 충돌 등 위험요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 우리나라 스몸비-족에 대한 외신보도 (*이미지 출처:CNN)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보행 중 교통사고가 최근 4년간 1.94배 증가했다는 교통안전공단의 발표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특히 10~20대 젊은 층들은 횡단보도나 일반 보도에서 문자를 보내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 스몸비로 인한 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바닥 신호등' 등 스몸비 해결을 위해 세계 각국 다각도로 노력 

스몸비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중국에서도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일컬어 '디터우족(低头族)'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함을 느끼는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후군 환자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게 스몸비의 현실이다.

특히 스몸비족과 관련한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싱가포르와 네덜란드의 경우 일부 도로 횡단보도 바닥에 LED등으로 만든 신호등을 설치하는가 하면, 독일의 경우 점선 형태로 빨간색 등을 설치해 바닥만 보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눈에 잘 띄도록 하고 있다. 태국의 어느 대학교는 스몸비와 비(非)스몸비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인도를 반으로 나눠서 스마트폰 이용자 전용을 표시하기도 하고, 중국 충칭시도 외국인 거리에 시범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자 전용 레인을 만들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스몸비족의 보행 사고를 막기 위한 싱가폴 횡단보도 LED (*이미지 출처: The Straits Times)
▲ 스몸비족을 위한 독일의 열차 승강장 경고등(*이미지 출처: The Guardian)

또 국가별로 스몸비 문제 해결에 당근 또는 채찍을 선택하기도 한다. 미국 뉴저지 주에서는 길을 걷는 중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면 100달러 가량의 벌금을 물리는 법안을 추진 중인 반면, 일본은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100km를 운전하면 커피 한 잔을 공짜로 주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스웨덴에서는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해 이벤트성으로 설치한 가짜 도로 표지판이 실제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 스웨덴의 가짜 '스몸비 주의' 도로 표지판 (*이미지 출처: The Local)

스몸비,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스몸비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스몸비는 일부 사람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나이, 직업, 연령, 성별 등과 상관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같이 스몸비가 되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스몸비가 되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1.  지하철역 또는 건물 계단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다.  계단에서 뛰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을 보면서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발을 헛디디는 등 부상의 위험이 있다. 또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 보면 자연히 걷는 속도가 느려지다 보니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과 부딪힐 위험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는 출퇴근 시간이라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행하기 쉽다. 

2.  스마트폰을 보면서 지하철 입구를 막고 서 있다.  이 또한 승하차 하는 사람들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민폐는 물론, 사람들에게 떠밀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느라 자기도 모르게 자꾸 주변 사람을 미는 경우도 있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볼썽사나운 상황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3.  동네 주변 또는 공원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다.  다른 사람은 물론 자전거나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자전거 전용 도로를 침범한 스몸비라면 자신은 물론 자전거 이용자에게까지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타인은 물론 나 자신에게도 위협적

스몸비-족이 사고 유발자 역할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본인 스스로의 건강에 좋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스몸비-족에게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1.  거북목 증후군 거북목은 가만히 서 있어도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나와있는 자세를 일컫는 말로 장시간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 모니터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거북목 증후군은 과거엔 노화로 발생하는 질병이었으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로 전 연령에서 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2.  손목터널 증후군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키보드나 마우스 등을 반복 사용함으로써 손목의 신경과 혈관, 인대가 지나가는 수근관이 신경을 압박하는 증상을 말한다. 손가락이 저리거나 일시적인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3.  디지털 치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져 집중력이나 학습능력, 계산능력, 기억력 등이 현저히 감퇴하는 증상이다. 사람의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잘 기억하지 못 하는 게 대표적이다. 심할 경우 뇌가 현실에 무감각하거나 무기력해져 사고력, 창의력이 떨어지는 팝콘 브레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4.  노모포비아 증후군 스마트폰이 없으면 초조해지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으로, 스마트폰 금단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 스마트폰을 수시로 만지작거린다거나 손에서 떨어진 상태로 5분을 채 버티지 못하면 노모포비아 증후군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같은 스몸비 증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사용이 필수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주로 사용하는 게임이나 메신저, SNS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줄이고 몰입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스마트쉼센터(iapc.or.kr)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출처 : Ahnlab ]